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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범종

통일 신라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범종 일천 년 역사를 정리한 학술 도서

저자/역자 최응천
정가 40,000원
ISBN 9788940806593
발행일(초판일) 20220225 / 20220225
판형
페이지수 584쪽
도서상태 정상
판매처

통일 신라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범종(梵鐘) 일천 년사를 정리하고, 범종의 형태와 문양의 아름다움, 청정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종소리까지 함께 소개한다. 범종은 절에서 시간을 알릴 때, 혹은 대중을 모이게 하거나 의식을 행할 때 쓰이는 종을 일컫는다. 종을 치는 궁극적인 목적은 그 소리를 통해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까지 구제할 수 있다고 하는 믿음에 있다. 이러한 대승불교의 사상을 반영하는 범종은 일찍부터 사찰에서 가장 중요한 불교의식 법구의 하나로 자리했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한국 불교공예사의 걸작들을 탄생시켜왔다. 이 책에서는 한반도 그리고 일본, 미국, 프랑스 등 국내외 소재 한국 범종 작품들을 풍부한 이미지와 함께 소개한다. 특히 타종을 멈추었거나 소실된 범종 등 총 41점의 희귀한 종소리 QR코드를 비롯해 저자가 일생의 연구를 통해 정리한 범종 363점의 상세목록과 명문을 수록하여 한국 범종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안내한다. 이렇게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일반 독자가 편히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친절하게 서술한 점도 이 책의 강점이다. 한국미술, 불교미술과 금속공예에 관심 있는 독자와 연구자, 산사에서 들려온 은은한 종소리에 마음이 움직였던 모든 이들과 함께 읽고픈 책이다.

 


최응천

1959년 서울 출생으로, 동국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규슈대학에서 한국 범음구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사하여 학예연구사, 학예연구관을 거쳐 국립춘천박물관 초대 관장과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팀장, 아시아부장, 미술부장으로 국립박물관에서 25년간을 근무하였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동산, 무형분과)과 일본 다이쇼대학 객원 교수(2015)를 역임하였고 현재는 동국대학교 박물관장과 한국미술사교육학회 회장,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금속공예: 한국미의 재발견(2004)찬란하고 섬세한 아름다움: 금속공예(공저, 2007), 한눈에 보는 입사(2016)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한국 범종의 특성과 변천(1999), 일본에 있는 한국 범종의 종합적 고찰(2007), 조선전기 왕실 발원 범종과 흥천사 종의 중요성(2017), 조선후기 범종의 부흥을 이끈 두 거장(2018) 같은 범종 관련 논문과 고려시대 금고의 특성과 명문 고찰(2017), 쇼소인[正倉院] 금속공예의 연구현황과 과제(2018), 「《三國遺事에 보이는 미술사 자료의 분석과 검토(2021) 등 금속공예 관련 논문이 다수 있다. 18세기 범종의 양상과 주종장 김성원의 작품으로 제14회 동원학술논문상을 수상했다.

 


책머리에

 

1. 한국 범종, 그 특성과 변천

1. 범종의 기원과 전래

2. 한국·중국·일본 고대 범종의 양상과 전형 양식으로의 전개

한국 범종의 세부 명칭

3. 한국 범종의 구조와 특징

4. 한국 범종의 주조

5. 한국 범종의 시대별 변천

⑴ᅠ통일 신라의 범종

⑵ᅠ고려 시대의 범종

⑶ᅠ조선 시대의 범종

일본에 있는 한국 범종

 

2. 한국의 범종 아카이브

1. 상원사 종: 한국 범종의 전형 양식으로의 완성

2. 성덕대왕신종: 중생을 깨우치는 부처의 원만한 소리

3. 운주지 종: 천상의 소리를 연주하는 아름다운 자태의 주악천인상

4. 선림원지 출토 정원20년명 종: 3년 만에 녹아버린 비운의 범종

5. 연지사명 조구진자 종: 일본의 국보가 된 바닷가 신사의 범종

6. 청주 운천동 출토 종: 고려의 불상을 품은 통일 신라 범종

7. 고묘지 종: 팔리고 떠돌고 아픈 과거를 간직한 신라 범종

8. 천복4년명 우사진구 종: 통일 신라의 쇠퇴를 보여 주는 마지막 기년 범종

9. 준풍4년명 쇼렌지 종: 고려 범종으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비행비천상

10. 스미요시진자 종: 국보에서 중요문화재로 전락한 고려 초기의 대형 범종

11. 천흥사명 종: 국내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랜 고려 범종

12. 태평12년명 온조지 종: 청송군에 있던 큰 종, 온조지 보물관에 자리 잡다

13. 청녕4년명 종: 땅속에서 찾아낸 완벽한 고려 최고의 범종

14. 계지사명 조텐지 종: 반가좌의 보살상을 장식한 고려 11세기 범종의 백미

15. 용주사 종: 제 나이를 잃어버린 국보 범종

16 장생사명 종: 간절한 염원을 담은 금종

17. 엔세이지 종: 전 낙수정 출토 종과 쌍둥이처럼 닮은 범종

18. 전 낙수정 출토 종: 국내로 반환된 유일한 일본 소재 한국 범종

19. 관세음사명 종: 연뢰를 4개만 표현한 독특한 의장의 고려 소종

20. 삼선암 종: 전형에서 벗어난 고려 시대의 이색 범종

21. 석수동 마애타종상: 영원히 울리는 한국 유일의 바위 종

22. 대자사명 종: 고려 후기 입상연판문대가 장식된 첫 번째 기년명 범종

23. 덕흥사명 종: 고려 전기와 후기의 가교적 역할을 한 12세기 마지막 편년 작품

24. 천정사명 종: 비천과 초승달을 품은 13세기의 첫 번째 기년 작품

25. 오어사 종: 연못에서 발견된 최초의 육자광명진언을 새긴 범종

26. 청림사명 내소사 종: 고려 최고의 주종장 한중서가 만든 고려 후기 범종의 걸작

27. 탑산사명 대흥사 종: 1592년 총포로 녹여질 뻔했던 섬세한 장식의 고려 범종

28. 시카우미진자 종: 종신 전체를 다채롭게 장식한 고려 최고의 소종

29. 만다라지 종: 작지만 영락과 구름으로 채워진 고려 소종의 백미

30. 병술년명 종: 미국 박물관에 자리 잡은 고려 후기의 범자문 소종

31. 지대4년 약사암명 종: 프랑스까지 건너간 고려 14세기의 귀중한 편년 작품

32. 연복사 종: 중국 원나라 장인의 손을 빌어 만든 혼합 양식의 범종

33. 장흥사명 종, 정통14년명 종: 고려 말 조선 초 한국 전통 양식을 계승한 민간 발원의 범종

34. 흥천사 종: 조선 왕실 범종의 서막을 연 범종

35. 보신각 종: 새해의 시작을 알리던 범종

36. 낙산사 종: 화재로 함께 사라진 화원 이장손의 보살상

37. 봉선사 종: 낙산사 종과 봉선사 종의 엇갈린 운명

38. 수종사명 종: 조선 왕실 여인들의 염원을 담은 범종

39. 홍치4년명 해인사 종: 조선 왕실이 발원한 마지막 범종

40. 용천사명 안정사 종: 1천여 금을 주고 구입한 담양의 용천사 범종

41. 석남사명 종: 지옥의 중생을 구원할 지장보살을 담은 범종

42. 만력9년명 태안사 종: 고려 전통형 범종의 맥을 이은 가교적 작품

43. 수암사명 광흥사 종: 사장과 승장이 합작한 독특한 용뉴의 범종

44. 갑사 종: 전통형과 중국 양식이 혼합된 새로운 양식의 범종

45. 봉선사명 현등사 종: 17세기 승려 장인의 시작을 알린 천보 스님의 범종

46. 견암사명 고견사 종: 17세기 승려 장인의 시작을 알린 천보 스님의 범종

47. 보광사 종: 17세기 승려 장인의 시작을 알린 천보 스님의 범종

48. 중사자암명 법주사 종: 입상연판문대에 불좌상을 품은 17세기의 범종

49. 쌍계사 종: 조선 후기 전통형 범종의 새 장을 열다

50. 용흥사 종: 17세기 사장계를 이끈 선두주자 김용암

51. 대원사 부도암명 선암사 종: 17세기 사장계를 이끈 선두주자 김용암

52. 만연사 종: 17세기 사장계를 이끈 선두주자 김용암

53. 사인비구의 범종: 17세기를 대표하는 최고의 승려 장인

54. 김애립의 범종: 국가의 대포까지 만들었던 사장계의 큰 별

55. 김상립과 김성원의 범종: 부자지간으로 계승된 직업 주종장

56. 윤씨 일파의 범종: 18세기 전라도 일대에서 활동한 사장들

57. 이만돌의 범종: 충북 지역에서 활동한 이씨파 계열의 수장

58. 이씨파의 범종: 조선 후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직업 장인들

59. 임화순과 김치운의 범종: 근현대 범종으로의 이행과 과제

 

참고문헌

한국종명

한국범종목록

도판목록

색인ᅠ 


한국 불교공예사의 걸작, 범종(梵鐘)

그 일천 년 역사를 정리한 단 한 권의 역작

 

문득 종소리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한 해가 지고 새해가 오는 한밤에 무심코 켜둔 텔레비전에서, 간절한 마음을 품고 찾아간 사찰이나 소소한 등산길에서 어느샌가 귓가에 울려오는 종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고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또 여행길이나 박물관에서, 그저 도심을 걷다가 종과 종각을 마주하는 일도 있다. 이렇게 종은 우리 일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자리하지만,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듯하다. 특히 문화사의 맥락에서 종은 조성 당시의 과학, 문화, 사상과 예술을 포함하여 금속공예의 총체적 완성을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그런 만큼 한국 종을 보존하고, 연구하며, 그 기술을 밝혀 전수해가는 작업은 꼭 필요하다.

한국의 종은 대부분 종교적 목적에 따라 조성된 범종(梵鐘)이다. 범종은 절에서 시간을 알릴 때, 혹은 대중을 모이게 하거나 의식을 행할 때 쓰이는 종을 일컫는다. 불교에서 종을 치는 궁극적인 목적은 그 소리를 통해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까지 구제할 수 있다고 하는 믿음에 있다. 이러한 대승불교의 사상을 반영하는 범종은 일찍부터 사찰에서 가장 중요한 불교의식 법구의 하나로 자리했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불교공예사의 걸작들을 탄생시켜왔다. 이 책 한국의 범종: 천년을 이어온 깨우침의 소리에서는 통일 신라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범종 일천 년 역사를 정리하면서 범종의 형태와 문양의 아름다움은 물론, 청정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종소리도 함께 소개한다.

기록과 자료들을 참고할 때, 한국 범종은 불교가 전래된 삼국 시대 6세기 후반에 이미 사찰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고 추정된다. 8세기부터는 중국이나 일본 종과 다른 매우 독특한 형태와 의장(意匠)을 갖추게 되며, 여운이 긴 웅장한 울림소리를 지녀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종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이렇게 소중한 문화유산이지만, 남겨진 유물의 수가 한정적인 데다 북한과 일본 등지에 개인 소장의 형태로도 산재하고 있어 그간 한국 범종의 정확한 숫자나 상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 금속공예 전문가로서 오랫동안 종을 연구해온 저자는 한국과 북한은 물론 일본, 미국, 프랑스 등 국내외 소재 한국 종의 현황을 꾸준히 파악하고 이를 정리하여 한국 범종의 과거와 현재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이 책에 수록된 총 363점에 이르는 한국 범종의 상세목록 그리고 종명(鐘銘)은 연구자를 비롯해 한국 범종을 자세히 알아가려는 이들에게 듬직한 디딤돌이 되어준다.

 

범종의 아름다운 형태와 섬세한 문양을 보여주는 희귀한 상세 이미지,

그리고 마음을 두드리는 종소리마저 담아낸 최초의 아카이브

 

이렇듯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면서도, 그 내용을 알기 쉽고 친절하게 서술하여 일반 독자도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이다. 특히 소재지 정보, 보관과 전시 상황 등을 함께 알려주어 현장에 찾아간 독자가 책 내용을 바탕 삼아 스스로 살필 수 있게 가이드해간다. 종을 만든 승장(僧匠, 승려 신분의 장인)과 사장(私匠, 개인적 직업 장인) 등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옛 장인들의 작업과 계보를 알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이 책은 크게 제1부와 제2, 그리고 부록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한국 범종의 특성과 시대별 변천을 정리하고 구조와 각 부분의 명칭, 주조법 등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개별 범종 작품 각각의 특징과 역사적 의미를 풍부한 이미지와 함께 살펴본다. 그리고 부록에선 각 종의 명문을 비롯해 363점에 이르는 국내외 한국 범종의 상세목록을 소개한다.

특히 제2부는 아카이브 형식을 따랐으며, 59장에 걸쳐 한국 범종 역사에서 특별한 지점을 차지하는 작품들을 선별해 자세히 들여다본다. , 명문을 풀이하여 조성 내력을 설명하고, 용두와 음통, 종신의 문양 등 전통을 이어받은 부분과 새로운 시도를 알려주면서 종소리를 포함해 각 작품의 특징을 하나씩 짚어준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저자가 직접 촬영했거나 소장하고 있던 희귀한 상세 이미지를 풍부하게 곁들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여운이라는 이름 아래 저자가 해당 종을 조사하던 당시의 상황이나 숨은 이야기 등을 전하면서 흥미를 더하기도 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성덕대왕신종, 보신각 종과 같이 이제는 타종을 멈춘 종이라든가 낙산사 종처럼 소실된 종 등 총 41점에 이르는 한국 범종의 종소리 QR코드를 수록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종합예술작품인 한국 범종을 총체적으로 감상하고, 한국 범종의 진면목을 속속들이 알 수 있게 안내한다.

이 책은 한국 범종에 관한 지난 연구를 돌아보면서 저자가 몇십 년간 진행해온 현장 조사의 성과를 정리하고, 종명과 목록을 비롯해 한국 범종 연구에 꼭 필요한 기초자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한국미술, 불교미술과 금속공예에 관심 있는 독자와 연구자, 산사에서 들려온 은은한 종소리에 마음이 움직였던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