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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나무로 집 지은 이야기만은 아니랍니다 : 중국 목조건축의 문화사

홍콩 출신의 저술가이자 디자이너인 자오광차오가 읽어주는 중국 목조건축의 역사와 중국 문화 이야기

저자/역자 자오광차오
정가 20,000원
ISBN 9788940806012
발행일(초판일) 20200318 / 20200318
판형 150*220
페이지수 424쪽
도서상태 정상
판매처 교보문고,YES24,인터파크,알라딘,반디

저술가이자 디자이너인 자오광차오가 읽어주는 중국 목조건축의 역사와 중국의 문화 이야기.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중국의 전통 건축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재미난 생각들을 진솔하고도 시정 가득한 어투에 담아 전한다. 집을 세우는 것의 의미, 나무를 택한 이유와 그에 얽힌 사연, 부재와 구조 및 형식의 특징, 그러한 공간 속의 삶이 이끌어낸 문화의 정취를 다채로운 이미지와 함께 짚어준다. 마치 독자의 손을 잡고 나무로 지은 중국 전통 건축 안으로 들어가 대문 안의 풍경을 소개하는 듯하다. 건축 전공자는 물론, 나무로 만든 집과 사람의 숨은 역사가 궁금한 사람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자오광차오(趙廣超)

홍콩 출생의 디자이너, 저술가, 교육자로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브장송 고등미술학교와 파리 제1대학에서 공부했고 국가고등조형예술학위를 받았다. 2001년에 설립된 디자인·문화연구 작업실Design and Cultural Studies Workshop’의 수장이자 작업실 내 고궁문화 연구발전 팀의 디렉터로서 동양과 서양, 옛것과 동시대의 것을 포용하여 이미지와 문장을 한데 아우르는 특유의 방식으로 중국의 문화예술을 소개한다. 출판·디지털 미디어·전시·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산터우 창작예술디자인대학 교수, 고궁출판사 출판·교육 고문, 2010 상하이엑스포 중국관 심포지움과 지혜의 긴 흐름전시 설계고문으로 활동했으며 중국 중앙방송국인 CCTV-9에서 제작한 고궁 100다큐멘터리의 자문도 담당했다. 주요 저서로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중국 건축 이야기中國建築.自然組曲, 붓과 종이의 중국화筆紙中國畫, 대자금성, 왕의 축선大紫禁城-王者的軸綫, 나무의자一章木椅, 12명의 미인十二美人, 우리 집은 자금성에我的家在紫禁城시리즈, 자금성 100紫禁城 100등이 있다. cnc.org.hk.


추천의 말(한국어판). 중국 역사 속 집 짓는 이야기

추천의 말.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머리말

높고 큰 나무에 의지합니다

 

1. 집을 세우다

2. 나무를 베다

3. 문자로 통하다

4. 대를 높이 쌓다

5. 표준을 정하다

6. 구조를 짜 맞추다

7. 두공을 배치하다

8. 기단을 쌓고, 계단을 놓고, 난간을 세우다

9. 지붕을 씌우다

10. 몸체를 다지다

11. 공간을 경험하다

12. 저택을 여행하다

13. 사합원을 둘러보다

14. 풍수를 생각하다

15. 정원을 거닐다

16. 장식하다

 

후기. 불광사를 기억하며

부록. 형이 보내온 글 성당 시대를 생각하며(초판 후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시적 정취가 넘치는 문장과 다채로운 이미지로 전하는 중국 목조건축 이야기

사소하면서도 영원한 사람과 집, 나무와 세계의 이음새를 돌아보다

 

홍콩 출신의 저술가이자 디자이너인 자오광차오(趙廣超)가 중국 목조건축의 역사와 중국의 문화 이야기를 전한다. 자오광차오는 2001년에 홍콩에 설립된 디자인·문화연구 작업실(Design and Cultural Studies Workshop)’의 디렉터로서 동양과 서양, 옛것과 동시대의 것을 포용하여 이미지와 문장을 한데 아우르는 특유의 방식으로 중국의 문화예술을 소개해왔다. 나무로 집 지은 이야기만은 아니랍니다: 중국 목조건축의 문화사에서 그는 어김없이 진솔하고 시정 넘치는 말투로 독자의 손을 잡고는 중국 전통 목조건축의 대문 안을 들어서서 역사의 풍경 이모저모를 돌아본다.

원시 시대에 사람들은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도망 다니고, 잡아먹기 위해 짐승을 뒤쫒으며 달리고 숨고 또 달리면서 숨가쁘게 살아야 했다. 그런 인류가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볕 좋은 계곡이나 들판에서 한 조각의 땅을 찾아내고는 덮개와 지지대 그리고 둘러싸는 구조 안에서 생활하게 된 순간부터, 집과 사람은 서로를 길들이고 또 서로에 길들여지면서 무수한 시간을 함께 지내왔다. 흙과 나무, 돌멩이는 집을 위한 좋은 재료가 되어주었고, 특히 중국에서 옛사람들은 연약하며 자라기까지 오래 걸리지만 다루기 쉽고 적응력이 좋은 나무를 택하여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꾸려왔다. 자오광차오는 어째서 나무였는지 그리고 이러한 선택이 중국인의 생활과 거주문화의 측면에서 어떤 특성을 이끌어냈는지를 세심히 정리해간다. 그는 한 그루씩의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고, 나무를 잘라 집과 가구를 지으며, 나무로 된 종이 위에 민족의 역사를 기록하면서 나무와 더불어 살고 나무로 짠 관에 몸을 뉘어온 중국인의 삶을 되돌아본다.

실행의 측면에서는 표준을 정하고, 맞춤과 이음을 통해 부재를 짜 맞추고, 가장 무거운 구성 요소인 지붕을 지탱하는 몸체와 벽을 쌓아가며 각종 장식들을 고안해 집을 보기 좋게 꾸미기까지의 기예와 기술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중국인들은 예와 이치에 따라 질서를 정하고 규율에 맞추어 집을 지었으며, 그러한 집의 공간에서 생활하고 생각하면서 유려한 전통문화를 일구어왔다. 하지만 질서를 따랐다고 해서 그저 인위적인 것은 아니다. 자연과 더불어, 자연에 의탁하여 산다는 생각을 지운 적 없던 중국 옛사람들은 자를 대고 나무를 자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연의 계수대로 구부러진 것의 쓰임을 찾고, 자르고 남은 자투리는 모퉁이나 작은 틈새에 맞추어 다듬었으며, 그렇게 꾸미는 것을 개개인의 생활과 연결하여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과 자손이 한 그루의 나무처럼 제 역할을 다하기를 바랐으며, 계단을 하나씩 오르내리듯이 순리에 맞추어 살기를 기원했다. 사람들은 주위 환경에 따라 집의 구조를 고안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고, 힘을 합해 한 채의 건물을 세우면서 함께 일하는 노동의 이점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붕 아래 나란히 앉아서 온기를 나누고 서로 대화하면서 한 채의 건물을 하나의 가정으로 일구었다. 그들이 마당에 서서 잎새에 이는 바람과 머리 위의 달을 바라보며 종이에 시정을 담아내자 한 편의 시가 완성되었고, 새하얀 벽체에 그림을 그리자 한 편의 수묵화가 생겨났다. 건축 요소요소의 서로 다른 이름을 정리하면 한 권의 사전이 탄생했고, 누구나 따를 수 있게 치수의 표준을 정하자 시간이 가도 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읽으며 건물을 보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자오광차오에게 집은 그저 머무는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중국인의 삶과 문화를 규정하고 또 읽어내게 하는 하나의 창문, 하나의 기호로 자리한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말마따나 가구는 조그맣게 축소한 집이며, 배는 물위에 뜬 한 채의 집이다. 붓끝으로 획을 그어가며 새겨가는 서예의 한 글자 한 글자들도 구조나 공간의 특성에선 집과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마음을 다독이듯이 나무와 집을 다듬었고, 겹겹이 서 있는 벽과 문 너머로 자신 밖의 세계를 가늠했다. 그리고 이 책의 책장을 펼친 독자들, 특히 중국 밖 세계의 독자들은 문턱을 넘어서듯 중국 목조건축의 세계로 들어서서 자신들의 전통 건축이 중국과 어떻게 같고 또 다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얼핏 복잡할 수도 있는 중국 목조건축의 역사가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저자 특유의 정감어린 솜씨 덕분이다. 그는 사람과 나무, 집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시종일관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마치 목재 부재가 맞춰지고 이어지며 하나의 구조를 일구어내듯이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추천의 말을 쓴 주촨롱(朱傳榮) 선생의 말처럼, 저자는 이야기를 전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마음속 가득히 드리워지는 생각들을 시냇물처럼 흘려보낸다. 그는 동서고금의 기록들을 꺼내고, 고전 문장에 숨은 뜻을 헤아리며, 필요한 이미지를 찾거나 직접 그려서 선보이기도 한다. 또 숲속 저 깊은 곳이나 대양 건너에 자리한 유수 건축물을 답사하고 자세히 관찰하여 얻은 사실과 느낌까지 살뜰히 전달한다. 이야기의 면면이 어찌나 생생한지 마치 저자의 발걸음 소리, 맞잡은 손의 온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책의 목차만 살피더라도 한 채의 집이 세워지는 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렇게 그가 문을 열어두었으니, 독자는 그저 살며시 들어서기만 하면 된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 그저 관심이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