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도서 분야 별로 보는 미진사 도서
다방면의 예술가들이 공예를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를 보여 주는 이 책은 시기적절하고도 매력적인 입문서이다. 고도의 ‘생산 가치’라는 말이 흔해진 오늘날, 공예는 시각 미술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현대 미술에서 공예가 지니고 있는 그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공예라는 분야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는 미술사학자나 비평가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글렌 아담슨은 공예도 미술이라는 뻔한 말은 제쳐 두고, 설득력 있는 입증을 통해 보다 섬세한 시각에서 공예를 정의한다. 특히 그는, 공예가 미술보다 ‘저급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낀다. 이 책은 공예가 지닌 이런 하위 정체성의 다양한 측면들(대리보충, 물질, 기술, 목가, 아마추어 문제 등)을 개괄적으로 검토한다. 또한 건축, 디자인, 현대 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공예가 맡고 있는 역할을 분석하며 그에 맞는 역사적 사례들을 제시한다. 공예, 혹은 보다 폭넓은 시각 미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공예로 생각하기』는 필독서가 될 것이다.
도판목록
감사의 말
한국어판 서문
서론
-한계에 다다른 공예
-과정으로서의 공예
1. 대리보충
-브랑쿠시에 대한 오마주
-입을 수 있는 조각들: 근대 장신구와 자율성의 문제
-패턴과 장식 운동의 재구성
-받침대: 헤이스 바케르, 고드 피터란
2. 물질
-도예의 출현: 피터 볼커스
-천성적 한계들: 스테판 디 스태블러와 켄 프라이스
-진흙 속을 기다: 야기 가즈오
-미술 오브제의 물질화, 1966~72
-숨: 데일 치훌리와 엠마 워펜든
3. 기술
-순환론적 사고: 데이비드 파이와 마이클 박산달
-실천하며 배우기
-상황 속에서 생각하기: 요세프 알베르스
-찰스 젱크스와 케네스 프램튼: 즉흥적인 것들과 구조적인 것들
-결론: 기술과 인간의 조건
4. 목가
-서로 떨어져 있는 지역들
-목가의 두 가지 버전: 필 라이더와 아트 에스페넷 카펜터
-동서남북: 칼 안드레와 로버트 스미스슨
-풍경: 고드 피터란과 리처드 슬리
5. 아마추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취미”: 로버트 아네슨
-페미니즘과 아마추어리즘의 정치학
-애브젝트 공예: 마이크 켈리와 트레이시 에민
6. 결론
주석
용어설명
사진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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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소개
공예란 무엇인가? 공예는 항상 우리의 곁에 있으며, 우리는 무엇이 공예인지 잘 알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인사동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귀고리나 이케아에서 판매하는 책상, 심지어 우리가 일하고 있는 회사 건물도 공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의미에서 공예란 무엇인지, 그것이 미술 혹은 삶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글렌 아담슨이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혔듯이, 어떤 관점에서 보면 사실 “공예와 미술은 명칭만 서로 다를 뿐 실제로는 거의 같은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미술가는 높은 명성을 누리는 반면, 대개의 공예가는 그러지 못하는 것일까? 이 책은 바로 이와 같은 전복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글렌 아담슨은 공예가 지니는 주요한 다섯 가지 특징들을 통해서, 미술이 어떻게 공예를 주변부로 배제시켜 왔는지, 그리고 공예는 어떻게 그 주변적 위치를 고수하거나 부정해 왔는지를 탐구한다.
주요 공예가와 미술가, 미술 이론가를 비롯해, 테오도르 아도르노, 자크 데리다, 레이몬드 윌리엄스, 칼 마르크스, 마르틴 하이데거 같은 학자나 마이클 그레이브스, 카를로 스카르파, 아라타 이소자키 같은 건축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과 텍스트를 예시로 제시하면서, 글렌 아담슨은 시각 미술이라는 무서운 “늪지” 속에서 공예가 두 발을 딛고 꿋꿋하게 서 있을 자리를 마련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