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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그것은 노트북 화면에도, 핸드폰에도, 잡지와 책, 그리고 신문에도 있으며, 심지어는 벽에도 걸려 있다. 우리는 말 못지않게 그림을 통해서도 생각을 하고, 꿈을 꾸며, 우리 주변 사람들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한다. 그러나 ‘그림(picture)’은 이제껏 한번도 독자적인 카테고리로 간주된 적이 없다. 회화나 사진, 혹은 영상처럼 그림의 여러 가지 유형들(types)에 관한 역사는 많지만, 그림 자체, 즉 3차원의 세계를 캔버스, 종이, 시네마 스크린, 스마트폰과 같은 평평한 표면 위에 표현한 것에 대한 역사는 없다. 다채로운 방식으로 묘사된 그림들 사이의 연관성과 상호작용.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이다.
서문
서론: 픽처, 미술과 역사
1.픽처와 리얼리티
2.자국 만들기
3.그림자와 속임수
4.시간과 공간의 픽처
5.브루넬레스키의 거울, 알베르티의 창문
6.거울과 거울상
7.르네상스: 자연주의와 이상주의
8.종이와 물감, 그리고 복제
9.무대의 픽처, 픽처의 무대
10.카라바조, 그리고 비밀 카메라
11.페르메이르와 렘브란트: 손과 렌즈, 그리고 마음
12.이성 시대의 진실과 아름다움
13.1839년 전후의 카메라
14.사진과 진실, 그리고 회화
15.사진으로 만든 회화, 사진 없이 만든 회화
16.스냅샷과 무빙 픽처
17.영화와 스틸
18.끝나지 않는 픽처의 역사
주석
참고도서
도판목록
감사의 말
찾아보기
그림은 우리가 본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데이비드 호크니는 말한다. 하지만 그림을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다음과 같은 의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3차원의 인간과 사물, 그리고 장소를 어떻게 해서 평평한 표현에 압축시켜 넣을 것인가? 그에 대한 응답이 바로 회화와 사진, 그리고 영화이다. 그것들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하는 식으로 시기나 스타일에 따라 구분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호크니에 따르면, 붓으로 그린 것이든 카메라나 디지털 장치를 이용한 것이든 간에, 동굴벽화에 그려진 것이든 컴퓨터 스크린에 표현된 것이든 간에, 그것들은 모두 그림(pictures)이다. 우리가 우리 주변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한다면(그리고 그로써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우리에게는 그림의 역사(a history of pictures)가 필요하다. 이 책이 바로 그것이다.
일생 동안 회화와 드로잉, 그리고 카메라 이미지 작업을 해 온 데이비드 호크니는, 미술비평가 마틴 게이퍼드와 함께, 지난 수천 년간 어떻게 그림들이 만들어져 왔는지, 그리고 왜 만들어져 왔는지 탐구한다. 어째서 평평한 표면에 그려진 자국들은 흥미로운가? 어떻게 하면 정지된 그림을 통해 대상의 움직임을 보여 줄 수 있는가? 한편으로, 영화나 텔레비전 방송은 오래된 미술 거장들의 작품과 어떤 면에서 유사한가? 캔버스나 스크린에 표현된 정적인 이미지 속에 시간과 공간을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림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은 과연 진실인가, 혹은 거짓인가? 사진이 보여 주는 세계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와 동일한가?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히로시게의 일본 목판화를, 에이젠슈타인의 영화와 벨라스케스의 회화를 병치시킴으로써, 호크니와 게이퍼드는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사이의 일반적인 경계를 넘나들고, 서로 다른 시간과 매체 들을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연결시킨다. 이런 작업을 통해, 그들은 영화, 사진, 회화, 드로잉이 깊은 상호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우리의 생각을 자극하고 깊은 통찰을 제시해 주는 『그림의 역사』는 인간이 현실을 재현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다. (도판 310개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