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진사 로고

메뉴열기

함께, 배우다

풍속화, 과거의 기록이자 현재를 반추하는 거울

작성일: 2025.06.02

조회수: 24

0


피터르 데 호흐(Hooch, Pieter de) 햇빛이 드는 방에서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캔버스에 유채 물감/68.6x59.1cm/1658~1660년대 초)



1. 서양의 풍속화


풍속화(風俗圖, Genre Painting)는 일상생활이나 민속적 풍경을 묘사한 그림으로

라틴어 genus(종류, 유형)에서 유래했다. 회화 장르를 엄밀하게 구분하려는 경향이 생겨남에 따라

명칭을 얻지 못한 그림들은 ‘장르화(일상적인 삶을 소재로 한 그림)’로 분류되었다.

풍속화란 용어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일상적 장면을 묘사한 그림들이 존재했지만, 

이는 주로 종교적, 상징적 또는 부수적인 요소로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풍경화와 마찬가지로 16~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Dutch Golden Age)의 화가들이

종교, 역사 주제에서 벗어나 일반 서민들의 일상생활, 노동, 축제, 놀이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들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발전했다. 


  - 16세기: 플랑드르 화가 브뤼헐(Pieter Bruegel)은 휴머니즘의 정신과 예리한 사회 비판의 눈으로
  농민들의 삶을 관찰하고 묘사하여 ‘농민 화가’라 불렸다. 대표작으로는 <농부들의 춤>, <결혼식 행렬> 등이 있다.
  - 17세기: 주로 실내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장면들을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묘사했다. 대표작으로는 네덜란드에 페르메이르(Vermeer, Johannes)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우유를 따르는  여인>과 호흐의 <델프트의 안뜰> 등이 있다.
  - 18세기: 상류 사회의 사치스럽고 화려한 생활을 그려 로코코 시대 귀족들의 취향을 반영했다.
  프랑스 바토(Watteau, Antoine)의 <키테라 섬으로의 순례>는 우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프라고나르(Fragonard, Jean-Honoré)의 <그네>는 젊은 남녀의 은밀한 만남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 19세기: 낭만주의 시대 이국(異國) 풍속을 즐겨 그린 들라크루아(Delacroix, Eugène)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서 프랑스 혁명의 역동적인 현장을 묘사했다. 각 계층의 사람들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도미에(Daumier, Honoré), 그리고 밀레(Millet, Jean-François)는 <씨 뿌리는 사람>,
  <이삭 줍는 사람들> 등을 통해 농민들의 고된 노동과 삶의 애환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2. 한국의 풍속화

우리나라 풍속화는 18세기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서양과 마찬가지로 시민계급의 성장과 함께 등장해, 
일상생활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면서 독자적인 예술 영역을 구축하게 되었다. 
왕실과 사대부의 생활을 담은 의궤도와 계회도, 그리고 일반 백성의 생활을 담은 서민 풍속도로 나뉜다.

  - 조선 전기: 민중의 생산 활동과 일상사를 세속적인 것으로 여겨, 당대 사대부들이 ‘속화(俗畵)’라 불렸다.
  - 조선 후기: 경제가 발달하고 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은 
  풍속화가 많이 그려졌다. 특히 김홍도, 신윤복 등이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풍속화를 많이 남겼다.
  - 19세기 말에 김준근 등 개항장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을 소개하기 위한 풍속 장면이 유행했다.  
  - 1980년대: 민중 미술은 정치, 차별 등의 사회 문제를 다루며 풍속화의 전통을 계승했다.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과거 풍속화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신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평도 일종의 풍속화라 할 수 있다.


  - 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 특징 비교


김홍도(1745~?/조선) 무동(종이에 옅은 채색/27 × 22.7m/18세기 후반)


신윤복(1758?~1820?/조선) 월야밀회(종이에 옅은 채색/28.2 × 25.2cm/19세기경)


 

 김홍도

 신윤복

 주제

 서민들의 생활상을 익살스럽고 해학적으로 표현

 한량, 기녀, 부녀자들의 풍류 모습이나 남녀간의 애정을 자유 분방하게 묘사

 배경

 배경을 생략하여 주제를 돋보이게 함

 배경을 다양하게 표현하여 정황을 설명함

 색채

 절로묘(折蘆描)를 사용한 먹선의 변화와 농담(濃淡) 기법

 가늘고 섬세한 철선묘(鐵線描)와 화려한 색채

 구도

 대각선 구도나 원형 구도를 사용하여 동적으로 표현함. 원근상하의 배치를 통해 화면의 집중감을 높임

 수평 수직 구도를 사용한 정적이고 섬세한 표현



3. 풍속화의 특징


  - 일상의 기록: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활동 즉 농사짓는 모습, 시장 풍경, 가족과의 식사, 아이들과의

  놀이 등을 주요 소재로 한다.

  - 사실적인 묘사: 마치 사진처럼 당시의 의복, 음식, 가구, 건축물 등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현실감을 더하고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 숨겨진 메시지: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넘어, 작품 속에 사회 비판, 풍자, 유머, 교훈 등

  작가의 메시지를 담기도 한다. 



4. 풍속화의 의의


  - 역사의 기록자: 풍속화는 당시 사회상, 문화, 가치관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시각 자료이다.

  역사책에서는 알 수 없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통해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 인간에 대한 애정: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애정과 존중을 드러낸다. 

  - 예술의 다양성 확장: 종교화, 신화화, 역사화가 주를 이루던 시대에 등장하여 예술의 주제를 확장하고 

  다양성을 증가시켰다.

  -공감과 감동: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모습을 통해 웃음, 슬픔, 행복 등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작성자
미진사 본부장 최진선


#풍속화#장르화#서양미술#한국미술#일상의기록#사회비판#민속#네덜란드황금기#로코코#낭만주의#조선시대#김홍도#신윤복#민중미술#역사의기록자#인간의애정#사실적묘사#숨겨진메시지#예술의의미#문화유산#미술사#사회풍자#일상생활#역사와예술#미술감상#예술교육#문화교류#사진같은그림#시대의거울#예술과인간#미술용어#시각문화

댓글0

목록으로